3년간 30명의 개발자가 게임을 만들어 왔고, 이제 출시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출시 전 실시한 유저테스트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려면 게임의 근간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처음부터 다 뜯어고칠지 프로젝트를 중단할지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개발완료까지 1년의 시간표를 설정하고 테스트 빌드까지 빠르게 개발했습니다.
소프트런칭 결과 플레이를 시작 후 10분 내에 80%의 유저가 게임을 떠났습니다.
처음부터 뭔가 잘못되었음이 분명하지만 너무 늦게 알아차렸습니다.
첫 경험부터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고 1년간 제작한 많은 컨텐츠도 무용지물이 되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2가지 상황은 게임개발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들입니다.
게임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는 것을 떠나서 개발을 완료하여 출시까지 가는 것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PNIX Games와 Delusion Studio가 통합되어 RisingWings로 출범하면서,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2021년 8월 라이징윙스는 새로운 실험을 감행했습니다.
바로 “Early Test”라고 불리게 될 새로운 제작방법을 시도해보는 것이었습니다.
Early Test의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최소한의 핵심인원으로
2) 게임의 코어플레이만 빠르게 개발하여
3) 실제 유저 서비스환경에서 테스트해보고
4) 우리 의도대로 코어플레이가 작동하는지 살펴보자
게임 개발에서 테스트는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어느 정도의 컨텐츠 양과 완성도를 갖춰 놓고 테스트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아주 작은 게임이라도 테스트까지 1년에서 2년이 소요됩니다.
테스트해보고 결과가 안 좋으면 프로젝트가 중단되거나 이미 만들어 놓은 것들 중 많은 부분을 덜어내고 다시 개발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아트 퀄리티나 컨텐츠의 깊이가 부족하더라도 최대한 빠르게 만들어 테스트해보고,
적어도 게임의 코어플레이가 잘 작동하는지,
유저의 게임에 대한 첫 경험이 좋았는지를 검증해보기로 하였습니다.
무엇보다 실제 유저들에게 직접 테스트해보는 것이 가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보통 첫 테스트는 내부에서 테스트해보고 회사 경영진의 품평을 거쳐 진행 또는 중단 여부가 결정됩니다.
그러나 경영진이 그토록 게임의 성패를 잘 예측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만들어왔던 모든 게임들이 실패할 일도 없었을 겁니다.
“게임의 제작 지속 여부를 경영진이 결정하지 말고 유저에게 물어보자.”
이것이 우리가 Early Test를 도입하게 된 이유입니다.
한 편으로 이 과정은 ‘시도’와 ‘시도를 통한 학습과 개선’의 과정이기도 합니다.
누구도 처음부터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는 없습니다.
새롭게 시도한 장르의 게임이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더 빨리 더 자주 더 많이 시도를 할수록 배울 수 있는 기회도 훨씬 많아집니다.
“Market Connected, Rapid Execution, Learning & Improvement”라는 라이징윙스의 핵심 가치는 단순히 멋진 말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Early Test를 통해 ‘실제로 사용되는 핵심 가치’로 되살아납니다.
글쓴이 주)
2023년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라이징윙스의 신작 Defense Derby는 바로 Early Test의 과정을 거쳐 출시까지 이어지는 첫 사례입니다.
Defense Derby 이후로도 4건의 Early Test가 진행되었고, 어떤 프로젝트는 빠르게 종료하였고 또 어떤 프로젝트는 방향성을 재설계하여 한창 제작하는 과정에 있습니다.
앞으로 라이징윙스 블로그를 통해 그간 진행한 Early Test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일찍 실패하라. 가능한 빨리 틀려라. 틀리면 또 시도하라. 가능한 한 빨리.”
에드 캣멀, “창의성을 지휘하라” 중
Written by Fluke Gamer Roy